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59기 변리사 시험 최연소 합격자 김진주입니다. 변리사 시험 결과가
나온 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이렇게 합격 수기를 작성하는 것이 매우 낯설게 느껴집니다. 합격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아직도 제가 정말로 합격한 게 맞는지 어리바리한 느낌이 먼저 듭니다. 비록 부족한 점도 많고 제가 공부한 방법이 완벽한 공부 방법이라고 자신할 순 없지만, 저와 같은 환경에서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본 합격수기를 작성합니다.
1. 수험기간 및 점수
제 수험기간은 약 1년 6개월 정도입니다. 2020년 8월달쯤에
처음으로 1차 시험을 잠깐 공부했었고, 다음 학기에는 학교에
다니며 잠깐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이후 2021년 7월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변리사 시험공부를 시작했고, 올해 1차, 2차 시험에 합격하여 59기
변리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1차 시험
(민법 / 산재 / 자과) 75 / 70 / 50
두 번째 1차 시험
(민법 / 산재 / 자과) 92.5 / 92.5 / 67.5
2차 시험
(민소법 / 특허 / 상표 / 디자인법) 62 / 55.33 / 50.33 / 56(PASS)
2. 1차시험
0) 들어가며
저는 1차 시험을 두 번 보았습니다. 다만 첫 번째 1차 시험의 공부 기간이 약 5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1차 시험의 경험을 분리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제가 느낀 경험과 두 번째 1차 시험을 준비한 경험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 민법
민법은 정말로 회독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들을 적용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법 실력이
가장 높아졌다고 생각 한때는 바로 본격적인 회독을 시작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민법 기본서를 2회독한
후에 바로 문제 풀이로 넘어갔습니다. 민법 공부를 하면서도 “언제 문제 풀이로 넘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수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문제 풀이는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제가 말하는 회독이 바로 문제 풀이와 기본서를 병행한 회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떤 과목이든지 1차 시험이 객관식 시험인 만큼 문제 풀이가
물론 중요하지만, 특히나 법 과목 같은 경우에는 저는 문제 풀이가 더욱더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법은 저희가 변리사 공부를 하면서 가장 처음 만나는 법 과목입니다. 문제가
어떤 식으로 출제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기본서를 돌려가면서 읽는 것은 사실 많은 답답함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엔 문제도 많이 틀리고, 배웠던
내용들이 떠오르지 않아 힘들 순 있지만 정말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합니다. 저도 처음 문제 풀이를
할 때에는 문제 한 페이지를 통으로 다 틀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문제가 나오는지를
파악해야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할지를 알 수 있으며, 특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일지라도
문제 풀이를 통해서 비로소 자신이 모른다고 깨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 풀이 2~3회독 정도 되면
자신이 헷갈리는 부분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차근차근 기본서에다가 “내가 이 문제를 왜 틀렸는지”,
“어떤 개념을 헷갈리고 있었는지” 등을 적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4회독 정도 하다 보면 어느샌가 문제를 다 외우게 되어서 새롭게 문제를 푸는 의미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 회독수를 어느 정도 채운 뒤에는 틀렸거나 헷갈리는 문제들만 체크해놓고 해당 문제들만 보았습니다.
기본서는 대략 8회독, 문제집은 5회독하였습니다.
2) 산업재산권법
산재법에 있어 항상 늘 부족하다고 느끼고 가장 많은 신경을 썼던 부분은 바로
조문이었습니다. 특히, 매년 짱돌 문제 같은 변수의 문제들은
조문에서 정말 많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강의에서 이러한 조문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그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시지만, 이해가 된 이후에는 아무리 고단하더라도 조문으로 그 개념을 말할 줄 아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사님들께서 조문을 쉽게 풀고 이해하게 쉽게 설명해주셔서 우리가 그것을 안다고
해도, 결국 시험 문제에 나오는 형식은 조문의 형식일 때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한국법령정보센터에서 직접 조문집을 다운받아서 이용했습니다. 한글에 있는 단 기능을 이용해서 왼쪽에 메모 칸을 만들고, 해당
개념을 공부할 때 아무리 자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더라도 꼭 조문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조문으로 보면 굉장히 헷갈리는 부분도 많고, 깨끗하지도 않고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정말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 볼 때 사실 그걸 이해하는 과정이 굉장히 괴로웠고 굳이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이 모여서 점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존에 쓰던 기본서를 베이스로 두면서도, 결국 최종 시험장에는 방금 앞서 말한 조문집을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단순히 출력한 조문집이 아니라 제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과, 특히 기출에서 항상 자주 틀리던 부분을 표시해놨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오답노트 같은 것들을 어디에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되실 수 있는데, 혹시 오답노트를 만드실 예정이라면 저는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저는
조문 옆에 만들어둔 여백에다가 문제의 출처(기출 몇 회, 몇
번)를 적어놓고 이것을 왜 틀렸는지 상세하게 적어두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물론 시간은 많이 들 수 있지만 자신이 어디에서 많이 틀리는지, 그것과 더불어 어렵다고
느꼈던 문제가 어떤 부분에서 나오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러한 노트를 특허, 상표, 디자인법 모두 만들어 공부했습니다. 물론 디자인법이 다른 특허와
상표에 비해서 가볍게 느껴지는 법 과목이긴 하지만, 항상 가볍게 준비하시지 마시고 적은 시간이더라도
꾸준히 준비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객관식 문제집을 푸시는 것도 고민이실 수
있는데, 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객관식 문제집을 풀지는 않았지만 절대 기출을 멀리 두지 않았습니다. 시험까지 각 과목의 기출을 5번 이상씩은 풀어본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출의 답을 단순히 찍어내는 게 아니라 해당 선지가 왜
맞는지, 해당 선지는 왜 틀렸는지, 무엇을 변형했는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형해낼 수 있는지 이와 관련된 개념은 무엇이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식의 변형이 있다면 어떤 카테고리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나올 수 있는지 등 기출을 분석하시고 스스로 꼭 출제경향을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자연과학개론
자연과학개론에 대해 쓰기에 앞서, 일단
저는 심리학과 전공으로 문과대학 학생입니다.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지금은 공학수학 등을 수강하며 공과대학
복수전공을 준비하고 있지만, 변리사를 시작하던 시절에는 일반고 문과 출신으로 정말 관련된 베이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에겐 자연과학개론이 무엇보다 문제인 과목이었고, 실제로도 자연과학개론에 벽을 느껴 2020년도 1차시험을 중도 포기했었습니다. 2월달 시험을 앞두고 12월 말부터 아예 손을 놓고 있다가 시험장에 들어갔었던 기억이 나네요. 3월달이
되어 새학기가 시작되었을 때도 말로만 변리사 시험을 다시 준비한다고 해놓고 계속 도서관을 들락거렸지만,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 오히려 더욱 학교 수업에만 집중했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그때 포기했었더라면 아마
오늘 같은 날은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혹시 문과 분께서 이 합격수기를 보고 계신다면, 겁먹지 마시고 수학 계산의 벽만 넘으신다면 충분히 해내실 수 있으실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 물리와 화학을 공부할 때 단위벡터나 삼각함수 등 처음 보는 수학 계산에 정말 많이 좌절했었던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이런 개념들이 시험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도 매끄럽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노력한 결과 시험장에선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추천드리기로는 EBS 수학을
들으시는 것은 시간이 많으실 때만 하시길 바랍니다. 자연과학개론에서 이용하는 수학 개념이 그렇게 넓지는
않고, 오히려 특정 부분이기 때문에 문제를 많이 푸시면서 많이 깨져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풀 수 있으실 때까지 노력하시는 게 더 빠른 방법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혹시 내가 모르는 수학 개념이 나오진 않을지, 수학 계산 때문에
문제를 틀리게 될지 많이 불안하실 수 있겠지만 공포증을 빠르게 극복하고 물리화학 공부를 더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간이 없으시다면,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일주일이면 수학 문제 풀이와 관련된 기본
개념을 익히실 수 있습니다. 당장 변리사 문제 풀이에 모든 수학 개념이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일주일이면
관련 개념을 학습하시기에는 충분합니다. 다만 그걸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본인의 몫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그럼에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내가 문과생이라고
나를 위로하는 핑계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래왔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쉽진 않지만 극복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변리사 물리, 화학은 원래 많은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내용이라는 걸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저는 두 번째 1차 시험에서 물리와
화학을 Peet 교재로 공부하였습니다. 지금도 Peet 교재를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남들보다 문제를 훨씬 더 열심히 풀어봐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다양한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선택을 하였습니다. 물론 꼭 Peet 문제를 풀어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자연과학개론의
점수가 많이 높아진 만큼 많은 문제로 대비하셔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생명과 지구과학은 물리와 화학에
비해서 쉽게 얻어갈 수 있는 점수들이 많으므로 고득점을 목표로 공부하시길 추천드립니다.
3. 2차시험
1) 1차시험과의 차이
당연하게도 객관식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로 넘어온 것이 1차 시험과도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객관식
문제와 다르게, 처음 2차 시험을 준비했을 때에는 어떻게
답안지를 어떻게 써야 할지, 대목차와 소목차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하얀
종이를 채우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느껴졌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서술형인 만큼 답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아니라, 어떻게 하여 그러한 과정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답안지를 어떻게 가독성 있게 꾸밀 수 있을 것인지, 자신만의
답안 작성법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기본적인 공부 방법 및 팁
저는 올해 3월달에 민사소송법을
처음 들어본 동차입니다. 사실 동차로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곤 저도 믿지 않았지만, 합격한 지금 돌이켜보면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차라고 멈추지 않는 점이 많은 운과 함께 더불어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5월달만 되어도 굉장히 지치기 쉽습니다. 공부량에 압도될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께선 어떤 강의를
수강했는지, 무엇을 더하고 덜했는지 비교될만한 사항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7월 초엔 정말로 포기하고 싶었고, 남들보다 부족한 점이 항상 느껴졌기
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7월
한 달을 이대로 보내게 된다면 내년에 너무 후회가 될 것 같았고, 이렇게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나중에 닥쳐올 시련에도 쉽게 포기할 것만 같았습니다. 따라서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과거에 포기했기 때문에 후회하는 자신을 만나진 않겠다는 마음으로 버텼었습니다.
또한 저는 최대한 기득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물론 민사소송법의 방대한 양에 압도되어서 진도를 따라잡는 데에도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주변 소문에 휩쓸려가는 게 아니라 제가 필요한 선에서 GS를 하나 더 챙겨 듣는다든지, 특허법 사례강의를 수강하는 등 제가
노력할 수 있는 선에서 이룰 수 있는 것들을 더욱 노력하고자 했습니다.
시험장에서는 특허법 21장, 상표법 19장, 민사소송법 23장, 디자인보호법 21장을
작성하였습니다.
3) 과목별 고찰
- 민사소송법
정말 그 큰 틀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과목 같습니다. 민법에서 혹시 이런 경험을 느끼신 적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회독을 많이 하다가 문득 큰 그림이 보인다고 느껴지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사소송법에서도 이 큰 틀을 깨닫기 위해서 항상 노력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민사소송법 기본강의와 사례강의를 빠르게 완강하지는 못했었는데요, 5월 중순이 돼서야 강의를 다 들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기초 GS까지도 오프라인으로 듣다가 본격적으로 실전 GS부터 현장에서 쓰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제가 민사소송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던 공부 방법은 바로 목차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 기본서에 있었던 목차 부분을 과감하게 뜯어냈었고, 별도로 제본해서 한 권의 책처럼 만들어 이용하였습니다. 특히 민사소송법이
답안 목차가 그렇게 달라지는 과목이 아니다 보니 기본서 목차를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떤
개념에 대해서 기본서 목차를 매끄럽게 말할 수 있다면 해당 개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집을 기본서로 사용하시는 경우가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시간이 많아 사례집을 많이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기본서를 중심으로 학습하였으며, 7월달이 되어서는 1주일에 기본서
1회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날 아침에도 기본서를 들고 가긴 했었지만 결국
읽었던 것은 목차였던 것 같습니다. 단 몇 페이지지만, 목차를
막힘없이 읽어낼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시험에 임했었습니다.
기본서는 6~7회독, 사례집은 5회독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 특허법
저는 3월달에 특허 상표 기초 GS를 모두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
4월달에 실전GS를 바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박형준 변리사님의 커리큘럼을 타고 싶어 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인파로 4월 인강 신청에 실패했었고, 이에 특허법 2차와 관련해서 들은 수업이 박형준 변리사님의 기초GS 밖에 없는데
“내가 다른 강사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가 듣고 싶은 강의를 듣자”라는 생각으로 4월달에는 GS 수업을 듣지 않았습니다.
대신 쉬지 않고 온라인으로 특허법 사례강의를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기득 커리큘럼이기도 하고, 심화강의는 물론 실전GS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기도 했었지만 저는 시간이 되신다면 꼭 추천드리고 싶은 강의입니다. 동차분들께 많이 어려운 강의인 건 사실이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면
정말로 엄청난 성장을 이뤄내실 수 있는 강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꼭 박형준 강사님의 강의가 아니더라도, 목차를 꾸준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잡는 연습을 해보시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4월달에 실전GS를
듣지 못하고 사례강의를 듣게 된 것이 정말 큰 변화를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2차 답안에 관해 말씀드리면, 특허법에서는 특히 논리 전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과목이든 사안 포섭이 중요하지만, 특허법에서 더욱 이러한 사안 포섭에 가장 신경 써서 공부했습니다. 잘 모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서 경우의 수를 최대한 많이 쪼개려고
노력했고 사안을 잘게 부숴서 적는 걸 목표로 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취향에 맞지 않으시다면 절대로 추천드리지 않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문제를 읽고 따로 목차를 잡지 않았습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적는 것이 제가 보일 수 있는 가장 논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목차를 잡는 시간
대신 문제를 더 꼼꼼하게 읽어서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사고회로를 그대로 답안지에 적어내려고 했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초기에 자잘한 부분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5월달부터
GS로 꾸준히 연습해왔었고, 그렇기에 시험장에서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맞지 않는 방법이시라면
굳이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혹시 목차 잡는 것이 익숙하시다면 도전해보시고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시길
바랍니다.
- 상표법
시험 마지막 날까지, 결과 발표
전날까지도 2차 시험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과목은 상표법이었습니다.
물론 합격을 하려면 민소법의 점수가 높게 나오는 만큼 민소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상표법의 압박감이 정말로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애매하고, 놓치기 쉬운 부분들이 많이 나오는 과목이 상표라고 느껴졌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상표법 기본서를 잘 챙겨보지 않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기본서를 사두었었고,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기본서를 뒤져보는 시간을 갖긴 하였으나 기본서만으로는 절대
문제를 커버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제가 베이스로 삼은 교재는 판례집입니다. GS를 들으면서 강사님들의 답안에 정말 감탄했었던 경우도 정말로 많았지만, 대법원
판례가 제가 볼 수 있는 답안 중 가장 완벽한 답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법원 판례가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이 내용이 왜 써 있지?”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저는 해당 파트를 다시 한번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항상 답안지에서
지향하는 목표, 상표에 투자하는 수험시간을 통해 성취하고자 했던 목표는 모두 대법원 판례와 같은 구조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판례집을 기본서로 삼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판례강의는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은 꼭 남기고 싶습니다. 물론 GS에서도 정말 많은 판례 문제들을 다루지만, 특히 동차로서 시간이
부족하다면 다양한 GS를 들어볼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접해본다는 생각으로도 판례강의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상표 문제를 푸시다 보면 어떤 논점을 추출해야 하는지 고민되실 때가
있으신데, 이때 판례 강의를 한번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저는 이 과정을 통해서 체계를 잡아가는 연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이러한 생각으로 판례집을 7회독
이상 했었고, 물론 이와 별개로 판례를 암기하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시험장에서도 애매한 경우가 나올 때에는 언제나 케이스를 쪼개고 특히 사안 포섭에 있어서 최대한 판례와 같이 서술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 디자인보호법
디자인보호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분명 과투자가 맞습니다. 우리는 평균을 넘겨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고, 디자인보호법은 패스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점 때문에 절대로 디자인보호법을 소홀히 준비하는 것은 절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실제로 1차에서 공부했었던
경험과, PASS 과목이라는 점 때문에 4, 5월달에 디자인보호법을
거의 손대지 않았었습니다.
거의 손대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는, 분명
사례강의도 듣고 실전 GS도 풀었지만 절대 ‘꾸준히’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항상 정해진 시간에 강의를 듣거나 GS를 푸는 정도에 그쳤을 뿐
다른 과목들에 쫓겨 디자인보호법을 꾸준히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 즈음 되자 시험이 다가오는 5월달에 문득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잘못되었다고
알아챈 시기가 좀 더 빨랐기에 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민사소송법이나 다른 과목에 치여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시간들에, 어느 날 정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20분(왕복 40분)에 목차집을 들고 다니며 외웠었습니다. 사실 다른 과목들은 지하철에서
공부하기엔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었기에, 가벼운 디보법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목요일에 시간을 정해 GS를 썼었기에, 일요일 저녁과 화요일 저녁에 30분~1시간 정도 추가로 공부 시간을 잡아두었습니다.
디자인보호법을 선택하셨다면 분명 1차
때 했었던 과목이므로 큰 부담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과목이든지 시험 전날에 와서 불안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꾸준히 하는 디자인보호법을 푸시는 것을 잊지 마시고 꼭 적은 시간일지라도
꾸준히 디자인보호법에 시간을 할애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4. 수험생으로서 준비했던 점
어느 시험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시험공부는 정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시험공부 대신 가족, 연인 혹은 친구와 즐겁게 있을
수 있는 현재 이 시간을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특히 올해 2차 시험 준비기간은 정말 많이 외롭고 씁쓸했었던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니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지금 너무나도 외롭다고 느껴지시더라도 절대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험이 끝난 지금, 시험이 시작했던 옛날과 전혀 다를 바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힘든 이 순간이 절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언제나
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험을 앞둔 7월달이 되어서는
정말 매일 매일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이 오지 않았고, 밤마다 온갖 상상에 빠져 새벽까지도 잠들 수 없었고 수면 패턴도 망가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정말로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것들을 믿고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시험 전날에도 잠을 5시간 정도밖에 못 잔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들이 단순히 하룻밤을 자지 못했다고 하여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들이라고 생각했고
시험장에 가면 꼭 최고의 컨디션이 나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2차는
되도록 서울에서 학원을 다니시면서 준비하시기도 추천드립니다. 저도 1차
시험은 온라인 강의로만 수강하였지만, 2차 준비를 위해서는 바로 서울에 자취방을 구했었습니다. 물론 온라인 강의만으로 합격하시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지만, 처음 GS를 쓰시는 경우거나 주변에 수험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치 않으신 환경에 계신다면 학원에서 대형 강의를 들으시면
굉장히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에 모르는 내용을
강사님께 여쭈어보거나 시간이 남는 경우는 간단한 상담도 진행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마치며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으며
힘든 순간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정말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갑작스러운 전화에도 힘이 되어준 희준이, 군대에 있으면서도 수험생 친구를 챙겨준 두형이, 물리&화학 선생님으로 많은 도움을 준 근우에게 감사합니다. 또한
가장 힘든 수험기간에 목포까지 내려와 준 이정이, 지현이, 지민이
등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친구들에게, 따뜻한 배려와 함께 합격 소식에 누구보다도 기뻐해 준 예지에게도, 가장 힘들었던 밤 술잔을 기울여준 민서와 다영이, 지상이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의 의견을 적극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언제나 편견 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사고뭉치 딸을 묵묵히 지켜주시는 부모님 덕분입니다. 두 분께 합격의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가장 행복했습니다. 항상 사랑합니다. 그리고 언니에게도, 축하 인사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수험생 여러분께도 항상 좋은 일만, 기쁜 소식만이 있으시길, 이 수험생활이 너무 힘든 시간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변리사 시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 본인의 동의하에 직접 원고를 받아 게재한 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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